부산시 중구는 ‘중심’을 표현하기 위해 원을 사용하였습니다. 특징은 하단부분을 붓 터치 형태로 만들어 다소 밋밋해보일 수 있었던 부분을 피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물결치는 바다의 이미지를 더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부산광역시 지자체의 CI 중에서 어찌보면 가장 단순할 수 있습니다. 형태 뿐만 아니라 색상도 약간의 그라데이션만 있을 뿐 파랑색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게는 가장 인상적인 CI였습니다. 서구는 녹색과 청색 두개의 타원을 색상이 주는 이미지를 사용하였으며 중앙 원형을 물고기 형상으로 맞춰 수산물 집산지를 표현하였습니다.
영도구는 영도의 아름다움을 수묵화로 표현하였다고 합니다. 특징적인 부분은 두개의 곡선이 영도를 이루고 있는 두개의 섬과 아치형의 다리 등을 형상화 하였다고 합니다. 푸른색 바탕이 되는 부분이 원이나 사각형이 아닌 임의의 형태를 사용했다는 점이 인상깊습니다. 영도구는 대한민국의 모든 자치구 중 유일하게 오직 섬으로만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푸른색 바탕 부분을 섬의 형태를 가져오면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편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부산시 남구의 CI는 좌측의 작은 원 하나와 구름형태로 원과 원이 결합된 모양을 보입니다. 이러한 모양은 남구를 상징하는 오륙도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좌측의 오렌지색 원은 태양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태양을 상단에 배치하는 것이 아닌 비교적 하단에 배치한 이유는 4개의 원의 형태를 일렬로 배치하기 위함이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구체적인 해석을 하고자 오륙도에 대해 좀 알아보았지만 4개의 원의 형태에 대한 명쾌한 답을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바라보는 사람의 위치와 방향에 따라 섬의 봉우리가 5개에서 6개로 보인다하여 오륙도라 불렸다고 합니다. 타지방 사람인 제가 찾지못하는 것일 뿐 부산시민들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는 숫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또 의문이 생깁니다. 해당 지자체 주민들은 한눈에 이해할 수 있지만 타지방 사람들은 해석이 어려운 CI는 적절한 것일까요? 이 블로그의 목적 중 하나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그냥 스쳐지나가는 CI와 BI들을 좀 더 깊이 들여다 보기 위함도 있습니다. 만약 신생 기업의 로고라면 어떨까요?
해운대구의 CI는 파도와 일출 그리고 중앙에 녹색으로 동백꽃잎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동백꽃은 부산시의 상징이기도 하면서 해운대의 구화이기때문에 다른 지역구에서는 사용되지 않았지만 유일하게 해운대구에서 쓰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다른 지역구에서 사용시 그 의미가 희석될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부산시 지자체 중에서 이니셜을 사용한 곳은 사하구와 동구였습니다. 사하구의 CI는 영어 이니셜 ‘S’를 활용하여 사하구의 상징인 낙동강 하구 철새도래지의 고니형상을 표현하였습니다. 붉은색을 그라데이션 처리하여 더 강렬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구는 한자 ‘동東’자를 왼쪽이 뻗어나가는 형태로 표현하였습니다.
부산시 수영구의 CI는 관광명소인 광안대교를 직접적으로 표현한 형태입니다. 직관적이지만 타지역 사람들도 납득할 수 있는 로고입니다. 우측의 빨간색 마크는 축제를 표현합니다. 심벌이 가지는 파란색 이미지와 대조되면서 강조되는 느낌이 있습니다. 원에서 벗어나면서 한 번 강조하고 색상을 다르게 하여 두번 강조하는 효과를 주고 있습니다.
블로그를 개설한 목적은 디자이너로써 시야를 넓히고 새로운 관점을 갖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리고 일차적인 목표로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로고를 먼저 파악하고자 하였습니다. 형태뿐만 아니라 색상까지도 깊이 들여다보고자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산, 강, 바다가 너무 많이 나옵니다. 저에게 의뢰가 들어온다면 ‘나라면 이런 요소들을 피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사실 저도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에도 그리고 포스팅을 몇 개 한 지금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자체의 특성상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지만 결국 산, 강, 바다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의 차이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그것이 아이덴티티로서의 가치가 있을까요? 산, 강, 바다를 사용한 보기좋은 로고를 여러개 만들어놓고 필요한 사람이 가져다 사용하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CI, BI의 개발은 AI가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유는 많은 고민과 철학이 담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조직의 규모와는 무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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